차량기술법인H&T 부설 교통사고공학연구소
교통사고, 차량사고 상담 및 예약
1588-5766 / 010-5269-0323
교통사고 공학연구소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친절하게 상담해 드리겠습니다.
과학기술부 등록 제 01-06-008호 기술사무소
교통사고조사 분석, 감정(법원감정) 전문연구소

안전컬럼

운전 중 나타나는 착각의 유형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2-03 13:11 조회5,836회 댓글0건

본문

■ 운전 중 나타나는 착각의 유형

어느 날 교차로 앞에서 브레이크를 살짝 밟고 신호대기하고 있는데 내차가 스르르 뒤로 밀린다. 깜짝 놀라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았는데도 도대체 차가 서질 않는다. 놀란 가슴을 쓸어안으며 주변을 다시 확인하니 옆 차가 진행 중이어서 내가 후진한 것으로 착각한 것이었다. 이렇게 어떤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인식케 하는 착각은 운전자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운전자는 눈에 보이는 상황 정보를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성격, 운전습성, 경험, 심리상태 등에 따라 능동적으로 인지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행동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처리의 과정에서 운전자는 심리적 상태 또는 조건에 따라 속도감, 거리감, 크기 등 교통상황에 대한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착각의 결과로서 인지지연이나 판단착오, 불완전한 운전조작으로 이어져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즉 운전자는 전방 신호등의 상태를 잘못 인지할 수도 있고, 앞 차량의 크기나 속도, 차간거리를 잘못 인식할 수도 있으며, 도로의 굽은 정도나 경사를 잘못 생각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의 불완전성 내지 부정확성에서 오는 운전자의 착각이 모두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교통사고의 주요한 인적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서 운전자가 명심해야 할 것은 착각이나 착각에 의한 판단착오, 불완전한 운전조작 등에 의한 사고의 위험성은 운전 피로와 주의력 저하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운전 중 나타나는 착각의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다.


■ 크기의 착각

우리의 뇌는 물체의 크기를 주위 환경과 비교해 판단하려고 한다. 서로 다른 위치에 존재하는 두 물체의 크기를 비교할 때 두 물체의 형상을 직접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체가 존재하는 주위 배경을 통해 간접 비교함으로써 크기를 판단한다. 때문에 운전자는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차, 도로시설물, 기타 장애물에 대한 크기를 착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폭이 넓은 갓길과 폭이 좁은 갓길에 동일 크기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고 가정할 때 운전자는 폭이 좁은 갓길에 주차된 차량이 더 큰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큰 차량 앞에 서 있는 보행자와 소형차 앞에 서 있는 보행자의 경우에도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다음의 도형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작은 원과 큰 원들로 둘러싸인 가운데의 두 원들은 실제 크기가 같지만 큰 원들로 둘러싸인 것이 더 작아 보인다. 이것은 기하학적 착시이다.


■ 거리의 착각

차간거리, 정지물체, 이동물체 등 가깝고 먼 거리에 대한 착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물체는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상대적으로 덜 밝은 것은 더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차와의 차간거리가 같더라도 앞차가 소형차 일 때는 상대적으로 길게 느껴지고, 앞차가 대형차라면 상대적으로 가깝게 느껴진다. 야간에 앞차의 후미등을 보고 뒤따라 간다고 할 때 상대적으로 밝은 후미등은 가깝게 느껴지고, 상대적으로 어두운 후미등은 멀리 있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또한 거리는 주변 환경과 경험에 의해서도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똑같은 거리라도 단조로운 길보다는 복잡한 길에서, 초행길이 아니라 평소 자주 다니는 길일 수록 더 길게 느껴진다. 자주 다니는 길일수록 익숙한 주변 환경이 눈이 들어오고 이 효과가 마음속에서 거리를 늘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한편 운전자의 눈높이에 따른 시계(視界) 차이에 의해 거리가 다르게 인식되기도 한다. 대형차의 운전석은 일반 승용차에 비해 2배 정도 높다. 따라서 대형차 운전자는 내려 봄으로써 노면부분이 넓게 보이고, 같은 거리라도 더 길게 느껴지게 된다. 이러한 느낌으로 차간거리를 짧게 유지하고 가다가 앞차가 급정지하면 추돌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 속도의 착각

주행 중의 속도감은 도로의 선형이나 주변의 경관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데 터널과 같은 좁은 시야에서는 보다 속도감이 빠르게 느껴지고 고속도로와 같이 전방 시야가 넓은 도로에서는 주관적속도가 실제속도보다 상당히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고속도로의 80km/h는 빠른 속도임에도 시가지의 60km/h 정도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속도감감은 차량의 크기에 의해서도 달라질 수 있다. 80km/h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소형차에서는 그 보다 빠른 속도로 느껴지고, 대형차에서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느껴진다. 야간 주행시에는 전조등 범위로 한정되는 단조로운 시계가 지속되어 감각이 둔해질 수 있다. 이때 전방에 미등을 켜고 주차되어 있는 차를 보고 운전자는 앞차가 주행 중인 차인지 아니면 주차 중인 차인지 쉽게 판단하지 못한다. 만약 주행 중인 것으로 착각하여 막연히 진행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 도로선형의 착각

곡선도로에서 교점의 교각(交角)이 작으면 곡선길이가 실제보다 짧게 보일 수 있고, 곡선반경도 작게 보이는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 약간의 곡선은 직선으로 느껴지기도 하며 완만한 종단경사구간에서 운전자는 평탄한 노면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종단선형의 일부에 짧은 평탄구간이 있으면 그 평탄부가 실제보다 올라와 있는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또한 경사가 적을 때는 실제보다 작게 보이고 경사가 클 때는 실제 경사보다 크게 보일 수도 있으며 오르막 경사에서는 실제 경사보다 크게 내리막 경사에서는 실제 보다 경사가 작게 보이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도로선형의 착각은 주변의 도로 환경과도 관련이 깊다. 눈으로 보기에는 분명히 오르막도로인데 실제 측량해 보면 내리막 도로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착각은 주위 환경에 의한 시각적 혼선에서 비롯된 착시 현상이다. 오르막길에서 정지했다가 브레이크를 떼면 차가 앞으로 밀린다는 일명 ‘도깨비도로’도 대표적인 착각의 유형이다.



교통사고공학연구소
윤대권


* 본 칼럼은  교통안전공단의 교통안전 월간지 "TS, 2009.11월호-삐뽀삐뽀 안전운전"에 게재한 원고내용입니다.

 

목록

게시물 검색